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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9일 토요일

호주에서 사용하는 아이폰 내비게이션 앱.

한국에서도 아이폰에 김기사 덕을 보며 지냈던지라, 호주에서도 별도의 내비게이션 기기를 살 생각은 없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스마트폰 차량용 거치대, 벨킨 차량용 USB 충전기, 아이폰 5의 라이트닝 케이블, 그리고 아이폰 5를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폰도 그렇지만, 아이폰은 USIM만 갈아 끼우면 호주 휴대폰으로 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없이 가져오면 그만이다.

호주에서 아이폰 내비게이션 앱으로 추천할 만한 제품은 각기 장단점을 갖고 있다.

1. Navfree GPS Live Australia & New Zealand (무료)

Navfree 는 지도 데이타를 내장하고 있고, 음성 내비게이션 안내, 구글 검색, 스트릿뷰 지원, 유료도로 배제한 경로검색, 경로 이탈 시 빠른 재검색등 꽤 괜찮은 성능의 내비게이션 앱으로 무료라는 큰 장점도 갖고 있다. 나도 초기에 호주에서 무료로 쓸만한 내비게이션을 알아보다 주로 사용한 앱이기도 하다.

가장 큰 장점은 지도 데이타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맵이나 애플맵처럼 데이타를 사용하지 않는다. 인터넷 없이 GPS 위치 정보만으로 충분히 이 앱을 사용할 수 있다. 무료버전은 광고를 포함하고 있지만, 운전중에는 광고가 보이지 않고 상단 상태바도 숨김 기능이 있어서 작은 화면을 보다 넓게 사용할 수 있다. 음성 안내는 Streeet Name까지는 읽어주지 않지만, 길 찾아가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고, 애플맵 같은 TTS 음성이 아닌 자연어로 듣기가 편하다.

설정에 유료 고속도로를 배제하고 경로검색을 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호주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같은 것은 없다. 고속도로를 포함한 대부분의 도로가 무료이지만, 교통 흐름이 많은 시티의 민자 고속도로는 구간 구간 일부분이 유료도로가 섞여 있다. 멜번의 경우 대표적인 시티링크가 있다. 이러한 유료도로를 이용하지 않으려면, 내비게이션 경로 검색 시 우회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Navfree 의 단점은, 주소 검색 같은 것으로 목적지 검색이 잘 안되거나, 지도 상에 도로가 아닌 커다란 건물 같은 곳이 포함된 경우 경로검색이 제대로 안되는 일이 종종 있다. 이런 문제는 앱내에 있는 구글 검색으로 목적지를 검색하는 편이 훨씬 편하고 빠르다. 단, 구글 검색은 인터넷이 가능해야 한다. 실사용에 있어, 앱내 구글 검색으로 목적지를 찾고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일이 많았다.

모바일 폰 데이타 사용을 아끼고, 적당한 내비게이션 기능의 지도 데이터를 내장한 완전 무료 내비게이션 앱을 찾는다면 Navfree 가 정답이다.

2. Google Map (무료)

해외에서 지도 데이터의 최고봉은 Google Map이다. 세밀한 지도 데이터와 더불어, Google Map의 장점은 실시간 도로 교통 정보와 연계된 내비게이션 기능이다. 한국에서는 Google Map의 내비게이션 기능이 작동 안되지만, 호주에서는 그 진가를 발휘한다.

가장 완벽한(?) 지도와 실시간 도로 교통 정보 연계, 경로 검색의 달인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내비게이션 앱들이 실시간 교통 정보를 1개월 or 1년 단위로 비싸게 앱내 재구매를 해야하는데, Google Map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유료 고속도로를 배제한 경로검색도 지원한다.

단점이라면, 지도를 내장하고 있지 않아 매번 다운로드를 받아야 하는 실시간 데이터 사용이다. 또한, 음성안내는 문제가 없지만,일반 내비게이션 전용 앱들이 갖고 있는 제한 속도 정보, 카메라 정보 등 부가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점도 불편한 점들이다.

모바일 데이타 사용이 자유롭다면, 검색의 달인 Google Map은 좋은 내비게이션 도구가 될 것이다. 내비게이션 안내 성능도 Apple Map보다 한 수 위다. 때때로 Apple Map은 길 건너편 목적지까지 안내를 하지 않고 끝마치는 경우가 있었지만, Google Map은 목적지까지 완성도 높은 안내를 해주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연계로 도착 예정 시간이 가장 정확했다.

3. Apple Map (무료)

아이폰에서 Apple Map은 빠질수가 없다. 호주에서 Apple Map은 한국보다 지도 데이터는 풍부(?)한 편이다. 물론, Google Map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내비게이션 자체의 기능은 Google Map과 유사하다.

Apple Map이 내비게이션으로 갖는 최대 장점은, 아이폰의 기타 다른 앱들과 상호 연계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연락처나 일정에 있는 주소를 터치해 바로 Apple Map에서 위치를 찾아갈 수도 있고, Domain.com.au 같은 앱으로 렌트를 찾다가 곧바로 Apple Map의 내비게이션을 가동할 수 있다. 이러한 Seamless한 상호연계는 Apple Map을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만들기도 한다.

Google Map과 마찬가지로, Apple Map도 지도 데이타를 내장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항상 인터넷이 가능해야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 내 다른 앱들과의 상호연계 편리성 때문에 사용하였었지만, 내비게이션 안내가 최종 목적지 근처까지만 가서 종료되는 일을 몇번 겪고 나서는 Google Map을 사용하게 되었다.

4. Waze (무료)

Waze는 소셜 기반의 내비게이션 앱이라는 가장 큰 특징을 갖고 있다. 미국 같이 Waze 사용자가 많은 곳에서는 그 진가를 발휘하는 앱으로, 사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실시간 교통 흐름이나 사고지역 등 지역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된다.

반면에 사용자 층이 별로 없는 한국에서는 외로운 내비게이션으로 사용성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호주의 앱스토어 내비게이션 부문에서는 상위 클래스에 위치한 것으로 보아, 한국과는 달리 어느 정도 사용자층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Waze와 함께 운전을 하면 할수록 포인트가 쌓이는 소셜 기반의 특성으로 게임화된 요소도 가미되어 있다.

Waze는 사용자 수에 따라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 소셜 내비게이션이라는 점과 더불어, 지도 데이타를 내장하고 있지 않아, 데이타 사용이 발생된다는 단점이 있다.

5. MetroView GPS (유료)

데이타 사용이 꼭 필요한 Google Map이나,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로검색의 Navfree를 대신 할 좀 특별한 내비게이션 앱이 필요했다. 돈을 지불해서라도 말이다.

유료 내비게이션 앱은 AppStore에서 상당히 고가(?)에 팔리고 있기 때문에, 구입을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연말 세일기간을 맞이하여, 평소보다는 할인된 가격으로 구할 수 있었다.

호주 현지인들의 리뷰를 보고 또 보고, 선택한 앱이 MetroView GPS 앱이다. 이 앱의 가장 큰 장점은 호주 로컬 회사의 작품이라, 업데이트 및 도로 정보에 대한 정확성이 높다는 의견이었고, 무엇보다 다른 유명 내비게이션보다 매우 저렴했다. 저렴한 가격에 TomTom 같은 내비게이션 앱을 구할 수 있으니,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고,앱스토어 순위도 TomTom 보다 높았다.

MetroView GPS가 갖는 장점인 $15이라는 저렴한 가격은 구입을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TomTom Australia는 세일 가격이 $52로 평소 정상 가격은 $75이다.

구글 검색 기능도 지원되고, 무엇보다 운전 중에 동일한 도로에서도 수시로 바뀌는 도로의 제한 속도가 정확히(?) 반영되어 있었다. (호주의 도로는 80km 제한 속도가 갑자기 70km, 60km로 바뀌었다가 다시 80km가 되고, 주변의 인구 밀도(?)나 기타 상황에 따라 큰 길의 제한 속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기대가 높았던 탓일까? MetroView GPS를 실제 사용해보고, 불편함에 짜증이 밀려왔다.

첫째, 이 회사는 제대로 된 UX/UI 기획, 디자이너가 있기는 한 것일까? 무료 앱인 Navfree 보다도 불편한 메뉴바는 사용자 편의성 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화면 색상이나 디자인 수준도 iOS7이 적용되기는 커녕 수준 떨어지는 색조합과 메뉴 구성이 불편하기만 하다.

둘째, 버그 퇴치 않하나? 나는 출발 전에 아이폰을 들고 세로 형태로 경로검색을 하고, 차량용 거치대에 가로 형태로 놓고 사용하고 있다. 아, 물론 MetroView GPS도 가로/세로 모드를 지원한다. 그런데, 제대로 지원을 안한다. 세로모드에서 검색한 결과는 아무리 아이폰을 가로로 해도 화면이 돌아가지 않는다. 경로검색 이전에는 가로/세로 전환이 잘 되는데, 일단 경로검색이 되고 내비게이션 안내가 시작되면 전환이 안된다. 홈화면으로 나가서 매번 앱을 죽였다가 다시 실행하고 가로모드에서 경로검색을 다시하고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제한속도 정보나 카메라 정보는 정확한 편이었지만, 카메라 알람 소리가 듣기 불편해서 꺼두게 되었다.

MetroView GPS는 저가의 호주 로컬 회사 작품이 갖는 장점을 잘 갖추고, 기본적인 내비게이션 기능은 만족스럽지만, 전체적인 UX/UI 디자인에 대한 투자와 크고 작은 버그 퇴치가 필요한 상황이라 생각된다. 유료 앱중에서 가격적인 요소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MetroView GPS이다.

6. TomTom Australia (유료)

MetroView GPS에 입은 정신적 데미지로 다른 내비게이션 앱을 찾게 되었고, 내비게이션계의 대부 TomTom Australia를 선택했다. 다행히, $75에서 세일가인 $52에 구할 수 있었다. 비교적 세일을 자주하는 편이니 정가를 구입하기 보다는 세일하는 기간을 기다려보는게 좋다.

TomTom은 글로벌 회사로 전세계 많은 곳의 내비게이션 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앱이 아닌 내비게이션으로 해외에서는 보통 TomTom이나 Garmin등의 내비게이션을 많이 사용한다. TomTom은 전통적인 내비게이션 회사로 아이폰용 앱도 판매하고 있다.

TomTom 의 명성 만큼이나, UX/UI 화면 디자인은 수준급이었고,  iOS7 디자인 최적화가 이루어져 이질감 없이 예쁜 화면을 보여주었다. 메뉴 사이즈나 구성도  MetroView GPS보다 훨씬 앞선 수준이었다. World Class 레벨의 내비게이션은 다르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비싼 TomTom이라도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Foursquare를 포함한 다양한 검색 모드를 지원하는 것은 좋았으나, 어떻게 Google 검색을 빼먹었을까? 무료 앱인 NavFree도 구글 검색에 Street View까지 앱 상에서 지원해서 목적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경로검색을 시작할 수 있는 데, TomTom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Google 검색을 지원하지 않는다.

주소 입력 검색, 클립보드 복사 된 주소 검색, Place 검색(자체DB, Foursquare..), POI 검색등 다양한 검색 모드 지원하지만, 항상 결과가 만족스러운건 아니다. 목적지를 찾아보는 검색 기능은 어찌되었건 Google 검색 만큼 편리하고 결과가 만족스러운건 없다. 예를들어,  시드니 Tempe에 있는 IKEA를 찾기 위해, 구글맵에서는 IKEA TEMPE라고만 입력하면 정확하게 위치를 찾아준다. 그런데, TomTom에서는 이런 방식의 검색을 하려면 어떤 메뉴로 들어가야할지부터 고민이 된다. 가장 비슷한 Place 검색으로 시도해 보았지만, 제대로 찾아지지 않았다. 구글맵에서 주소를 복사해와서 클립보드 복사 된 주소 검색 기능을 활용해보았지만, 엉뚱한 곳을 나타냈다. 한참을 이런 저런 메뉴를 시도하다 목적지를 찾았다. Place검색에서 도시를 시드니로 설정하고 IKEA TEMPE가 아닌 IKEA라고 입력하니 제대로 목적지를 찾아주었다. Place 검색이 가장 편리하긴 한데, 구글검색만큼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또 한가지 단점이라면, 가격적인 요소이다. 내비게이션 앱 중 가장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받으려면 앱 가격만큼 비싼 앱내 구매를 또 해야하는 점은 결코 달갑지 않다.

마지막으로 운전 중에 불편하게 느껴진 것은 제한속도 표시였다. 아무리 iOS7 디자인 최적화가 중요하다지만, 이건 좀 심한게 아닌가? 현재속도/제한속도 표시가 되기는 하나, 좌측 하단에 일반 텍스트 형태로 표시되어, 운전 중에 흘낏 흘낏 확인하기가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었다. 디자인도 좋지만, 이런 자주 쓰고 중요한 것은 좀 더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호주의 도로는 수시로 제한속도가 달라지기고 과속벌금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제한속도 준수는 꼭 필요하다. 제한속도 표시 방법은 좀 바뀌어야 할거 같다.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랄까? 글로벌 회사의 빵빵한 지원으로 가장 근사한 화면과 내비게이션 기능을 선사하는 TomTom Australia는 비싼 가격에도 구입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앱이다.


7. 기타

CoPilot Premium Australia + NZ - Offline GPS Navigation and Maps은 의외로 꽤 괜찮은 디자인과 내비게이션 기능을 장착한 앱으로 무료 버전은 14일 동안 전체 기능을 사용해 볼 수 있고, 유료 버전은 $35에 판매중이다. 디자인적인 요소만 본다면, TomTom Australia에 전혀 꿀리지 않게 최적화된 iOS7 디자인, 안정성이나 길안내도 만족스로운 수준이었다.

Sygic Australia & New Zealand: GPS Navigation도 비교적 사용자가 좀 있는 내비게이션 앱으로 TomTom 보다는 떨어진다는 평도 있지만, 호주와 뉴질랜드 지도까지 내장하고 있다. $35

NAVIGON Australia은 내비게이션으로 유명한 Garmin의 아이폰 버전이다. $70라는 고가의 앱으로 TomTom과 경쟁 상대이기도 하다. 디자인은 아직  iOS7에 최적화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내비게이션으로 유명한 회사이니 길안내 자체 성능은 믿을만 하지 않을까

8. 글을 마치며...

쉽사리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 아무래도 호주에서 얼마 동안 사용할 계획인지에 따라, 데이타 요금 가입여부에 따라 개개인의 정답은 달라질거라 본다.

호주에 잠시 여행이나 업무차 오는 일이라면, 구글맵이나  Navfree도 훌륭한 길 안내가 될 것이고, CoPilot 무료 버전도 14일 이내는 전기능이 사용 가능하니 이것도 좋은 선택이 될거라 생각된다. 특히, Navfree는 무료라는게 무색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유학생이나 이민자로 장기적으로 호주에 머문다면, 구글맵이나 Navfree가 초기 정착에는 추천하지만, TomTom 같은 유료앱을 구입하는 편이 좋을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적인 요소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타입이라면, 저렴한 MetroView GPS가 해결책이 아닐까 싶다.

TomTom이 최고의 앱은 아니다. 최종 목적지가 엉뚱한 곳일때도 한번 있어서, MetroView로 찾아간 일도 있고, 제한속도 표시 방식은 좀 문제다 싶다. 단지, 지금 앱들을 비교해보면, 그나마 TomTom이 괜찮았다.

딱 입맛에 맞는 내비게이션 앱을 찾지는 못했다. 내 경우, 지도 검색은 주로 구글맵을 사용하고, 내비게이션은 주로 TomTom Australia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에는 여전히, NavFree와 MetroView도 한쪽 구석에 대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