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동차 환경에서 휘발유 차량이 아닌 경유 차량을 구입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연비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유 가격도 한몫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경유차의 진동과 소음때문에 호불호는 갈리지만 말이다.
그런데, 호주의 자동차 환경은 경유 가격과 연비 때문에 디젤 차량을 선택하기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이유는 경유 가격이 항상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으로 정확한 가격은 아니겠지만, $1/1,000원으로 비유하자면 휘발유는 대략 1,350원, 경유는 1,520원 정도이다. 휘발유가 싸기때문에 한국에서 경유차를 타던 사람도, 호주에서는 휘발유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연료 가격에 대한 차이는 자동차 회사들도 SUV 모델을 한국에서 처럼 디젤차로 적극 마케팅하기보다는 휘발유 모델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알다시피 한국에서 휘발유 SUV는 비싼 휘발유에 연비도 안좋아서 디젤 모델에 비해 많이 밀리는 상황이다. 뭐 그렇다고 호주에서 디젤 모델이 안팔리는건 아니고,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휘발유 모델이 잘 팔린다.
호주에서는 Toyota, Holden, Ford, BMW, Honda, Mazada, Mitsubisi, Subaru, Jeep, Hyundai, Kia등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의 수많은 자동차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차 가격은 싸지 않다. 차 가격은 미국에서 사는 게 제일 쌀거 같고, 호주는 차값이 현대, 기아차도 외제차라 비싸다. 한국의 현대, 기아차 가격 생각하면, 호주에서 살 수가 없다.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는 일본의 Toyota이고, GM의 호주 브랜드인 Holden 역시 잘 팔리고, 독일차도 눈에 많이 띈다. 내가 SUV를 항상 타와서 그런지 모르지만, 눈에 자주 보이는 현대, 기아차는 싼타페 > 스포티지 > 쏘렌토 > 투싼이다. 특히, 싼타페와 스포티지는 돌아다니다가 정말 자주 본다.
운전 하는 태도도 서로 다르다. 한국에서는 깜빡이도 없이 갑자기 끼어들거나, 버스나 택시의 횡포 때문에 화가나는 일이 많았고, 불법 주정차된 차들 때문에 차선 하나가 날라가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행여 차선을 바꾸려고 깜빡이를 켜면, 기를 쓰고 달려들어 진입을 못하게 하는 운전자도 많았고, 나도 양보 해주면 내가 손해 본다는 느낌도 들었다. 비매너 운전자로 인해, 난 항상 짜증나 있었다.
호주에서 운전하며 나는 다른 운전자 때문에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난 경우가 없다. 차선을 변경 할때면 모두가 깜빡이를 켜고, 서로가 필요할 때 양보를 서슴치 않는다. 교차로 꼬리 물기도 없고, 도로를 점유하는 불법 주정차도 없다. 도로 사정이 운전하기에 훨씬 좋은 면도 있지만, 서로 서로 양보하고 지킬거 지키면서 운전하니, 다른 운전자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보다, 양보에 감사하고 나도 다음에 양보해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
호주의 운전자들이 대체로 나이스하지만, 그들이 너무나 양심적이라서 지킬것을 지키는 것은 아니다. 이건 좀 다른 측면이지만, 교통 법규 위반 시 벌금이 치명적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신호위반 과태료는 7만원이었던거 같은데, 호주의 신호위반 과태료는 약 35만원이다. 과속은 위반 속도에 따라 금액이 다르지만, 신호위반 만큼 강력하다. 이런 과태료를 맞는데, 누가 과속을 하고, 신호위반을 하며 꼬리물기를 하겠는가?
나도 과속과 신호위반 과태료 고지서를 연달아 받으며, 근 70만원의 과태료를 내고, 한 동안 운전하는 일이 스트레스가 될 지경이었다.
모두가 잘 지키는 규칙 뒤에는 법의 무시무시한 과태료가 서있기 때문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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